클리닉과 거실 사이, 미용기기가 파고든 자리
시술받는 사람을 노린 9만 9천엔 미용기기
시술받는 사람을 노린 9만 9천엔 미용기기
파나소닉이 11월 1일 리프트케어 미용기기 '바이탈리프트 RF LUXE'를 선보인다. 가격은 9만 9000엔으로, 2024년에 나온 전작 '바이탈리프트 RF EX'(7만 9200엔)보다 약 25퍼센트 비싸다. 단순히 신제품이 비싸졌다는 사실보다 눈여겨볼 대목은 따로 있다. 파나소닉이 이번 최상위 모델의 타깃을 '미용 클리닉에 정기적으로 다니는 사람들'로 못박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가정용 미용기기는 피부과나 에스테틱에 갈 시간과 비용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대체재로 소비돼 왔다. 그런데 이제는 반대로, 이미 시술을 받고 있는 사람이 그 효과를 집에서 이어가기 위해 쓰는 보조 도구로 포지션이 바뀌고 있다. 시술과 셀프케어를 별개의 선택지로 나누던 소비 행동이 하나의 루틴으로 묶이기 시작했고, 제조사가 그 변화를 제품 설계와 가격 전략에 그대로 반영한 사례다. 비싸진 가격표는 곧 '이 기기는 더 이상 입문용이 아니다'라는 선언이기도 한데, 시술을 받는 사람이 늘어나는 흐름과 집에서 쓰는 기기가 고급화되는 흐름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발표 하나에서 읽어낼 수 있다. 결국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집에서 쓰는 미용기기가 어디까지 전문 영역을 흉내 낼 수 있는가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모델의 핵심은 출력 방식의 세분화다. RF(고주파)는 1메가헤르츠부터 파나소닉 미용기기 중 최고치인 6메가헤르츠까지 여러 주파수를 조합해 쏜다. 주파수를 하나로 고정하지 않고 겹쳐 쓰는 방식이라, 피부에 전달되는 온감이 더 빨리 올라오고 더 고르게 퍼지며 오래 유지된다. 헤드 구조도 바뀌었다. 기존 D자형 헤드는 중앙이 분리돼 전극이 4개에서 8개로 늘었고, 그 결과 피부와 맞닿는 접촉면적이 전작보다 6퍼센트 넓어졌다. 표정근에 자극을 주는 EMS는 두 종류의 전극을 교차 배치해 복합적으로 출력하도록 바뀌었고, 여기에 이온과 적색 LED 기능까지 더해졌다. 이 네 가지 기능을 조합해 눈가 집중관리, 수분 보충, 클렌징 등 용도별로 쓸 수 있는 5가지 모드를 갖췄다. 한 대의 기기 안에서 부위와 목적에 따라 다른 조합을 골라 쓰게 만든 셈인데, 이는 '하나의 기기로 모든 걸 해결'하던 이전 세대의 단순한 전신 케어 개념과는 분명히 결이 다르다. 사용자가 그날그날 필요에 맞춰 세팅을 바꾸는 방식은, 미용기기가 단순 가전을 넘어 개인 맞춤형 루틴 도구로 넘어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RF와 EMS, 이온, LED까지 네 가지 기능을 한 기기에 모아 넣고도 모드로 나눠 쓰게 만든 설계는, 버튼 하나로 작동하던 보급형 미용기기와는 애초에 겨냥하는 사용자층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왜 지금인가
이 타이밍은 우연이 아니다. 전작 '바이탈리프트 RF EX'는 2024년 10월부터 2026년 7월까지 판매 대수가 계획 대비 약 1.9배를 기록했다. 본격적인 에이징케어 기기로 포지셔닝한 전략과 사용 후기가 입소문을 타고 퍼진 효과였는데, 구매층의 중심은 35세 이상 에이징 고민을 가진 소비자였다. 이 성공 뒤에 파나소닉이 바로 다음 수를 둔 것이 이번 최상위 모델이고, 겨냥한 곳은 이미 입증된 수요층 위에 있는 더 적극적인 소비자, 즉 미용 시술을 정기적으로 받는 사람들이다. 시장 구조도 이 결정을 뒷받침한다. 일본 미용기기 시장에서 리프트케어 기기는 전체의 7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그 비중은 해마다 커지는 중이며, 파나소닉은 이 시장에서 47.1퍼센트라는 압도적 점유율을 쥐고 있다. 가정용 미용기기 시장 자체도 연평균 6.56퍼센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자가 관리 수요가 자리를 잡았고, RF 기술이 콜라겐 재생과 피부 탄력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전문 시술을 보완하는 홈케어 도구로서의 입지가 굳어진 흐름과도 맞아떨어진다. 드라이기 같은 다른 뷰티가전에 비해 미용기기의 보급률이 아직 낮다는 점도 파나소닉이 이 카테고리를 계속 키울 이유로 꼽힌다.
다음에 볼 것
'바이탈리프트 RF LUXE'는 11월 1일부터 가전양판점을 중심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9만 9000엔으로, 전작보다 비싸진 만큼 실제 구매층이 파나소닉이 노린 대로 클리닉 이용자 중심으로 옮겨가는지가 이어서 확인할 지점이다. 전작이 계획 대비 1.9배라는 뚜렷한 성과를 낸 만큼, 이번 최상위 모델이 비슷한 반응을 끌어낼지 아니면 가격 저항에 부딪힐지는 향후 판매 추이로 드러날 것이다. 더 큰 흐름에서 볼 대목은 따로 있다. 미용기기가 '시술 받은 사람이 그 효과를 유지하려고 집에서 쓰는 제품'으로 재정의되기 시작했다는 점은, 다른 제조사들의 다음 신제품에도 비슷한 포지셔닝이 번질지를 가늠하는 기준점이 된다. 리프트케어 기기가 이미 시장의 7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 상황에서 성장은 새로운 소비자를 데려오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결국 기존 소비자의 사용 빈도와 지출 단가를 끌어올리는 쪽으로 경쟁이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가정용 미용기기 시장이 매년 성장하는 분야라는 점을 감안하면, 클리닉과 집을 오가며 관리하는 소비 패턴이 일본을 넘어 다른 시장으로도 번질 수 있을지, 시술과 홈케어의 경계가 흐려지는 이 흐름이 다음 분기 신제품 발표에서 어떻게 이어지는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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