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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학교 학생이 쇠퇴 산지와 손잡은 이유

학생 디자이너 4인, 백화점 매대에 서다

JD 젤리비 편집국 · 2026.10.01 SHARE · COPY LINK

학생 디자이너 4인, 백화점 매대에 서다

오사카의 유서 깊은 패션 전문학교가 간판을 바꾸고 불과 다섯 달 만에, 그 학교 학생들이 직접 만든 옷이 간사이를 대표하는 두 백화점 매대에 나란히 걸린다. 올해 4월 오사카문화복장학원에서 보틀레일 패션 아카데미로 이름을 새로 단 이 학교의 스페셜 디자이너 학과 학생들이 와카야마 니트 산지와 공동개발한 옷을 9월 30일부터 10월 6일까지 일주일간 하츠신 메즈 오사카의 가라주 디.에딧과 다카시마야 오사카점의 CS 케이스 스터디, 두 매장에서 동시에 판매한다. 아직 졸업도 하지 않은 학생 네 명이 저마다 자기 이름을 건 브랜드로 백화점 정식 매대에 서는 일은 흔치 않은 사례이고, 그 뒤에는 쇠퇴하는 전통 산지가 젊은 세대와 접점을 만들려는 절박함과 패션 교육이 포트폴리오 제작에서 멈추지 않고 유통 현장까지 체험시키려는 변화가 동시에 깔려 있다. 학생 작업물이 졸업 전시 포스터 몇 장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 가격표를 달고 손님과 마주하는 이런 구조는, 패션을 배우는 방식 자체가 교실 안에서 교실 밖 상업 현장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만하다. 79년 역사를 가진 학교가 하필 이름을 바꾼 해에 이런 기획을 들고 나왔다는 점도, 단순한 산학 행사 이상의 의미를 붙여 볼 만한 이유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학생들이 산지에서 보내준 소재를 받아 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와카야마의 니트 공방을 찾아가 장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소재를 고르는 과정을 밟았다는 점이다. 6월에 네 개 브랜드가 선정된 뒤 공방 방문, 상품 제작, 백화점 판매 준비까지 넉 달 가까운 시간을 들여 하나의 컬렉션으로 완성됐다. 참여한 브랜드는 세코 바이 이츠키 세코, 츠바사 다이코쿠, 료타 우다카, 코조노 테루히사 네 곳이다. 세코 바이 이츠키 세코는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운 가치와 구조를 디자이너 세코 이츠키 특유의 시선으로 재구성하고, 츠바사 다이코쿠는 자신의 영웅이 되자는 메시지를 다층 그래픽으로 겹쳐내며, 료타 우다카는 주인공으로 산다는 주제 아래 수작업 가공으로 한 점 한 점 표정이 다른 옷을 만들고, 코조노 테루히사는 말하지 않는 정체성을 손뜨개 디테일로 풀어낸다. 매대에는 이번에 새로 만든 공동개발 상품뿐 아니라 각 브랜드의 기존 라인도 함께 진열돼, 학생 브랜드 하나하나의 세계관을 한자리에서 온전히 체험할 수 있게 구성했다는 점도 기존의 학생 전시와는 다른 대목이다. 네 브랜드가 같은 산지의 같은 소재를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결과물을 나란히 비교해볼 수 있다는 것도 이번 매대의 특징이다. 학교 과제나 쇼룸 전시로 끝났을 결과물이 실제 유통 매대에서 가격이 매겨지고 소비자와 직접 만난다는 것 자체가 이번 기획의 가장 큰 변화다.

왜 지금인가

와카야마는 일본 환편 니트 생산에서 비중이 큰 산지로, 1909년부터 100년 넘게 이어온 지역산업이자 그동안 여러 고급 브랜드에 소재를 공급해온 곳이다. 하지만 거품경제 시절 150곳에 달했던 공방이 지금은 50곳 수준으로 줄었을 만큼 산업 규모가 축소됐고, 기술을 이어받을 젊은 인력을 어떻게 끌어들일지가 산지 전체의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 업계에 때묻지 않은 패션학교 학생들을 공방에 직접 들여보내 기술을 체험하게 하고, 그 결과물을 가장 보수적인 유통 채널인 백화점에 올리는 방식은 산지 입장에서 다음 세대에게 기술의 가치를 알릴 드문 기회다. 학교 쪽에서도 올해 이름을 보틀레일로 바꾸며 79년 역사의 간판을 새로 단 시점이라, 전통 산지와의 협업이라는 상징성 있는 프로젝트로 리브랜딩 메시지를 더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하츠신 메즈 오사카와 다카시마야 오사카점, 와카야마 니트 산지, 학교가 함께 꾸리는 루트 씨 커뮤니티 역시 간사이 지역에서 젊은 크리에이터를 발굴하고 상업 현장을 미리 경험시키려는 움직임의 연장선에 있다. 지역 백화점 두 곳이 동시에 매장을 내준 것 역시, 학생 기획 하나에 거는 기대가 예년보다 커졌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학생과 산지, 백화점이라는 서로 다른 세 축의 이해관계가 지금 시점에 맞아떨어진 결과로 봐야 한다.

다음에 볼 것

판매는 9월 30일부터 10월 6일까지 일주일간 하츠신 메즈 오사카 5층 가라주 디.에딧과 다카시마야 오사카점 3층 CS 케이스 스터디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세코 바이 이츠키 세코와 츠바사 다이코쿠는 하츠신 메즈 오사카에서, 료타 우다카와 코조노 테루히사는 다카시마야 오사카점에서 각각 만날 수 있어, 네 브랜드를 전부 확인하려면 두 매장을 모두 둘러봐야 하는 구조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디자이너의 옷을, 산지 장인과 직접 협업했다는 서사와 함께 비교적 이른 시점에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이번 판매 실적과 반응이 좋다면 루트 씨 프로젝트가 매 시즌 이어지는 정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다른 산지나 다른 학교로도 비슷한 산학 협업이 확산될 여지가 크다. 백화점이 학생 브랜드에 정식 매대를 내주는 사례 자체가 흔치 않은 만큼, 이번에 참여한 네 명 가운데 누군가가 졸업 이후 독립 브랜드로 성장하는지도 함께 지켜볼 대목이다. 두 매장 모두 기간이 일주일로 짧은 만큼,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기간 안에 직접 들러 공방에서 고른 소재가 옷으로 어떻게 풀렸는지 눈으로 확인해두는 편이 좋다. 패션 전문학교가 포트폴리오 평가를 넘어 실제 유통과 산지 협업까지 커리큘럼 안으로 끌어들이는 이번 방식이, 침체된 지역 섬유산지와 젊은 디자이너를 잇는 하나의 참고 모델이 될지 다음 시즌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ROOT#SEKO#ITSUKI SEKO#TSUBASA DAIKOKU#RYOTA UDAKA#KOZONO TERUH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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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학교 학생이 쇠퇴 산지와 손잡은 이유

학생 디자이너 4인, 백화점 매대에 서다

젤리비 편집국·2026.10.01·6 MIN

학생 디자이너 4인, 백화점 매대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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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달라졌나 왜 지금인가 다음에 볼 것

오사카의 유서 깊은 패션 전문학교가 간판을 바꾸고 불과 다섯 달 만에, 그 학교 학생들이 직접 만든 옷이 간사이를 대표하는 두 백화점 매대에 나란히 걸린다. 올해 4월 오사카문화복장학원에서 보틀레일 패션 아카데미로 이름을 새로 단 이 학교의 스페셜 디자이너 학과 학생들이 와카야마 니트 산지와 공동개발한 옷을 9월 30일부터 10월 6일까지 일주일간 하츠신 메즈 오사카의 가라주 디.에딧과 다카시마야 오사카점의 CS 케이스 스터디, 두 매장에서 동시에 판매한다. 아직 졸업도 하지 않은 학생 네 명이 저마다 자기 이름을 건 브랜드로 백화점 정식 매대에 서는 일은 흔치 않은 사례이고, 그 뒤에는 쇠퇴하는 전통 산지가 젊은 세대와 접점을 만들려는 절박함과 패션 교육이 포트폴리오 제작에서 멈추지 않고 유통 현장까지 체험시키려는 변화가 동시에 깔려 있다. 학생 작업물이 졸업 전시 포스터 몇 장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 가격표를 달고 손님과 마주하는 이런 구조는, 패션을 배우는 방식 자체가 교실 안에서 교실 밖 상업 현장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만하다. 79년 역사를 가진 학교가 하필 이름을 바꾼 해에 이런 기획을 들고 나왔다는 점도, 단순한 산학 행사 이상의 의미를 붙여 볼 만한 이유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학생들이 산지에서 보내준 소재를 받아 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와카야마의 니트 공방을 찾아가 장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소재를 고르는 과정을 밟았다는 점이다. 6월에 네 개 브랜드가 선정된 뒤 공방 방문, 상품 제작, 백화점 판매 준비까지 넉 달 가까운 시간을 들여 하나의 컬렉션으로 완성됐다. 참여한 브랜드는 세코 바이 이츠키 세코, 츠바사 다이코쿠, 료타 우다카, 코조노 테루히사 네 곳이다. 세코 바이 이츠키 세코는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운 가치와 구조를 디자이너 세코 이츠키 특유의 시선으로 재구성하고, 츠바사 다이코쿠는 자신의 영웅이 되자는 메시지를 다층 그래픽으로 겹쳐내며, 료타 우다카는 주인공으로 산다는 주제 아래 수작업 가공으로 한 점 한 점 표정이 다른 옷을 만들고, 코조노 테루히사는 말하지 않는 정체성을 손뜨개 디테일로 풀어낸다. 매대에는 이번에 새로 만든 공동개발 상품뿐 아니라 각 브랜드의 기존 라인도 함께 진열돼, 학생 브랜드 하나하나의 세계관을 한자리에서 온전히 체험할 수 있게 구성했다는 점도 기존의 학생 전시와는 다른 대목이다. 네 브랜드가 같은 산지의 같은 소재를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결과물을 나란히 비교해볼 수 있다는 것도 이번 매대의 특징이다. 학교 과제나 쇼룸 전시로 끝났을 결과물이 실제 유통 매대에서 가격이 매겨지고 소비자와 직접 만난다는 것 자체가 이번 기획의 가장 큰 변화다.

왜 지금인가

와카야마는 일본 환편 니트 생산에서 비중이 큰 산지로, 1909년부터 100년 넘게 이어온 지역산업이자 그동안 여러 고급 브랜드에 소재를 공급해온 곳이다. 하지만 거품경제 시절 150곳에 달했던 공방이 지금은 50곳 수준으로 줄었을 만큼 산업 규모가 축소됐고, 기술을 이어받을 젊은 인력을 어떻게 끌어들일지가 산지 전체의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 업계에 때묻지 않은 패션학교 학생들을 공방에 직접 들여보내 기술을 체험하게 하고, 그 결과물을 가장 보수적인 유통 채널인 백화점에 올리는 방식은 산지 입장에서 다음 세대에게 기술의 가치를 알릴 드문 기회다. 학교 쪽에서도 올해 이름을 보틀레일로 바꾸며 79년 역사의 간판을 새로 단 시점이라, 전통 산지와의 협업이라는 상징성 있는 프로젝트로 리브랜딩 메시지를 더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하츠신 메즈 오사카와 다카시마야 오사카점, 와카야마 니트 산지, 학교가 함께 꾸리는 루트 씨 커뮤니티 역시 간사이 지역에서 젊은 크리에이터를 발굴하고 상업 현장을 미리 경험시키려는 움직임의 연장선에 있다. 지역 백화점 두 곳이 동시에 매장을 내준 것 역시, 학생 기획 하나에 거는 기대가 예년보다 커졌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학생과 산지, 백화점이라는 서로 다른 세 축의 이해관계가 지금 시점에 맞아떨어진 결과로 봐야 한다.

다음에 볼 것

판매는 9월 30일부터 10월 6일까지 일주일간 하츠신 메즈 오사카 5층 가라주 디.에딧과 다카시마야 오사카점 3층 CS 케이스 스터디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세코 바이 이츠키 세코와 츠바사 다이코쿠는 하츠신 메즈 오사카에서, 료타 우다카와 코조노 테루히사는 다카시마야 오사카점에서 각각 만날 수 있어, 네 브랜드를 전부 확인하려면 두 매장을 모두 둘러봐야 하는 구조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디자이너의 옷을, 산지 장인과 직접 협업했다는 서사와 함께 비교적 이른 시점에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이번 판매 실적과 반응이 좋다면 루트 씨 프로젝트가 매 시즌 이어지는 정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다른 산지나 다른 학교로도 비슷한 산학 협업이 확산될 여지가 크다. 백화점이 학생 브랜드에 정식 매대를 내주는 사례 자체가 흔치 않은 만큼, 이번에 참여한 네 명 가운데 누군가가 졸업 이후 독립 브랜드로 성장하는지도 함께 지켜볼 대목이다. 두 매장 모두 기간이 일주일로 짧은 만큼,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기간 안에 직접 들러 공방에서 고른 소재가 옷으로 어떻게 풀렸는지 눈으로 확인해두는 편이 좋다. 패션 전문학교가 포트폴리오 평가를 넘어 실제 유통과 산지 협업까지 커리큘럼 안으로 끌어들이는 이번 방식이, 침체된 지역 섬유산지와 젊은 디자이너를 잇는 하나의 참고 모델이 될지 다음 시즌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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