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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ZZ WE TRIED IT · 6 MIN READ

산리오하우스가 화장품을 낸 진짜 이유

팝업 행렬을 반복구매로 바꾸는 실험

JD 젤리비 편집국 · 2026.09.29 SHARE · COPY LINK

팝업 행렬을 반복구매로 바꾸는 실험

캐릭터 팝업스토어가 편의점 신상품처럼 빠르게 떴다가 사라지는 요즘, "산리오하우스"는 정반대 전략으로 화제를 끌어온 브랜드다. 오사카 매장은 연일 약 800명이 줄을 서는 진풍경을 만들어냈고, 이 행렬 자체가 콘텐츠가 되어 SNS를 타고 재확산되며 매장을 가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이름을 각인시켰다. 마시스타일라보가 기획하고 산리오가 감수하는 이 프로젝트가 9월 24일 처음으로 화장품 라인을 내놓으면서 국면이 바뀌었다. 그동안 굿즈와 인테리어 소품 위주였던 팝업이 이제 하루에 여러 번 손이 가는 소비 습관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이다. 가격대는 1980엔부터 4400엔 사이로, 캐릭터 상품치고 특별히 저렴하지도 비싸지도 않은 애매한 지점에 걸쳐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건 단순히 굿즈 하나가 늘어난 게 아니라, 팬덤을 일회성 방문객에서 반복 구매 고객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처음으로 구체적인 숫자와 제품으로 드러난 사건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캐릭터 비즈니스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순간을 우리는 지금 보고 있는 셈이다. 팝업 앞의 긴 줄은 그 자체로 화제가 되지만, 매장을 나서는 순간 소비가 끊긴다는 한계도 함께 지니고 있었다. 화장품이라는 매일 쓰는 카테고리로 들어왔다는 사실이 그래서 단순한 신제품 출시 이상의 무게를 갖는다.

무엇이 달라졌나

1차 발매 라인업은 아이섀도우 팔레트, 립스틱, 립글로스, 하이라이터, 아이라이너까지 다섯 카테고리를 한 번에 갖췄다. 신상품 하나를 슬쩍 끼워 넣은 수준이 아니라 화장대 전체를 채울 수 있는 구성으로 시작했다는 뜻이다. 캐릭터는 헬로키티, 마이멜로디, 쿠로미, 마이스위트피아노, 시나모롤 다섯 종으로 못을 박았고, 브랜드 측은 당분간 캐릭터 수를 늘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라인업을 넓히기보다 정해진 다섯 캐릭터 안에서 깊이를 더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이 라인이 단순한 캐릭터 굿즈 화장품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시 그룹이 뷰티 사업에서 쌓아온 SNIDEL BEAUTY, CELVOKE, TO/ONE 등의 노하우를 그대로 끌어왔다고 브랜드 담당자가 직접 밝혔고, 아이섀도우 전 색상에 펄을 배합해 또렷한 발색과 반짝임을 살렸다는 설명도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다. 기존 캐릭터 화장품이 패키지 디자인에 힘을 싣고 내용물은 상대적으로 가볍게 다뤘던 흐름과 비교하면, 이번엔 패키지와 품질 양쪽에 동시에 투자했다는 차이가 분명하다. 즉 팬심으로 한 번 사게 만드는 상품이 아니라, 발색과 지속력으로 다시 손이 가게 만드는 상품을 목표로 설계했다는 뜻이다. 화장품과 함께 전용 거울까지 동시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의 디테일로 볼 수 있다.

왜 지금인가

산리오하우스는 애초에 팝업 단계에서부터 줄서기 명소로 자리 잡은 브랜드였다. 문제는 그 인기가 방문 한 번, 구매 한 번으로 끝나는 이벤트성 소비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캐릭터 IP 비즈니스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고민이 바로 여기에 있다. 화제성은 확보했지만 그 화제성을 꾸준한 매출로 전환할 접점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화장품은 이 고민에 대한 답으로 상당히 합리적인 카테고리다. 소진되면 다시 사야 하는 소모품인 데다, 1980엔이라는 진입장벽이 낮은 상품까지 함께 배치해 신규 고객이 부담 없이 처음 한 개를 집어 들게 만든다. 브랜드가 이 라인을 신규 고객 획득용 진입상품으로 명확히 규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사카 매장의 800명 행렬로 이미 증명된 화제성과 대기 수요를, 매장을 나선 뒤에도 이어지는 구매 습관으로 연결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여기에 마시 그룹이 여러 뷰티 브랜드를 동시에 운영하며 쌓은 생산·유통 인프라가 있었기에, 캐릭터 IP만으로는 어려웠을 품질 수준의 화장품을 빠르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팝업이라는 한시적 흥분을 상시적 소비 루틴으로 옮기는 실험이 지금 이 시점에 시작된 이유이기도 하다.

다음에 볼 것

브랜드는 이번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신호를 이미 여러 곳에서 흘렸다. 바렌타인 같은 시즌 이벤트에 맞춘 기획, 그리고 별자리를 테마로 한 컬러 전개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캐릭터 수는 다섯 종으로 고정하되 색상과 구성으로 변주를 주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캐릭터 라이선스를 무한정 늘리는 대신, 정해진 IP 안에서 시즌마다 새로운 구매 명분을 만들어내는 운영 방식이다. 독자 입장에서 지켜볼 지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이 라인업이 매장 앞 행렬을 실제 재구매로 이어지게 하는지, 즉 화제성이 매출로 전환되는 실제 사례가 되는지다. 다른 하나는 시즌 한정판이 얼마나 자주, 어떤 방식으로 풀리는지다. 캐릭터 화장품 시장에서 발색과 지속력까지 갖춘 상품이 흔치 않았던 만큼, 이번 시도가 반응을 얻는다면 다른 캐릭터 IP들도 비슷한 전략을 뒤따라갈 가능성이 크다. 다음 시즌 컬렉션이 언제, 어떤 테마로 공개되는지가 이 흐름의 지속 여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고, 그 결과에 따라 캐릭터 굿즈와 뷰티 제품의 경계 자체가 다시 그려질 수도 있다. 특히 첫 라인업이 다섯 캐릭터·다섯 카테고리로 비교적 크게 시작한 만큼, 초기 판매 반응이 향후 색상 확장이나 신규 품목 추가 속도를 좌우할 가능성도 크다. 팝업 행렬을 지켜봤던 사람이라면, 이제는 매장 앞이 아니라 화장대 위에서 이 브랜드의 다음 행보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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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행렬을 반복구매로 바꾸는 실험

젤리비 편집국·2026.09.29·6 MIN

팝업 행렬을 반복구매로 바꾸는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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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달라졌나 왜 지금인가 다음에 볼 것

캐릭터 팝업스토어가 편의점 신상품처럼 빠르게 떴다가 사라지는 요즘, "산리오하우스"는 정반대 전략으로 화제를 끌어온 브랜드다. 오사카 매장은 연일 약 800명이 줄을 서는 진풍경을 만들어냈고, 이 행렬 자체가 콘텐츠가 되어 SNS를 타고 재확산되며 매장을 가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이름을 각인시켰다. 마시스타일라보가 기획하고 산리오가 감수하는 이 프로젝트가 9월 24일 처음으로 화장품 라인을 내놓으면서 국면이 바뀌었다. 그동안 굿즈와 인테리어 소품 위주였던 팝업이 이제 하루에 여러 번 손이 가는 소비 습관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이다. 가격대는 1980엔부터 4400엔 사이로, 캐릭터 상품치고 특별히 저렴하지도 비싸지도 않은 애매한 지점에 걸쳐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건 단순히 굿즈 하나가 늘어난 게 아니라, 팬덤을 일회성 방문객에서 반복 구매 고객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처음으로 구체적인 숫자와 제품으로 드러난 사건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캐릭터 비즈니스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순간을 우리는 지금 보고 있는 셈이다. 팝업 앞의 긴 줄은 그 자체로 화제가 되지만, 매장을 나서는 순간 소비가 끊긴다는 한계도 함께 지니고 있었다. 화장품이라는 매일 쓰는 카테고리로 들어왔다는 사실이 그래서 단순한 신제품 출시 이상의 무게를 갖는다.

무엇이 달라졌나

1차 발매 라인업은 아이섀도우 팔레트, 립스틱, 립글로스, 하이라이터, 아이라이너까지 다섯 카테고리를 한 번에 갖췄다. 신상품 하나를 슬쩍 끼워 넣은 수준이 아니라 화장대 전체를 채울 수 있는 구성으로 시작했다는 뜻이다. 캐릭터는 헬로키티, 마이멜로디, 쿠로미, 마이스위트피아노, 시나모롤 다섯 종으로 못을 박았고, 브랜드 측은 당분간 캐릭터 수를 늘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라인업을 넓히기보다 정해진 다섯 캐릭터 안에서 깊이를 더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이 라인이 단순한 캐릭터 굿즈 화장품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시 그룹이 뷰티 사업에서 쌓아온 SNIDEL BEAUTY, CELVOKE, TO/ONE 등의 노하우를 그대로 끌어왔다고 브랜드 담당자가 직접 밝혔고, 아이섀도우 전 색상에 펄을 배합해 또렷한 발색과 반짝임을 살렸다는 설명도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다. 기존 캐릭터 화장품이 패키지 디자인에 힘을 싣고 내용물은 상대적으로 가볍게 다뤘던 흐름과 비교하면, 이번엔 패키지와 품질 양쪽에 동시에 투자했다는 차이가 분명하다. 즉 팬심으로 한 번 사게 만드는 상품이 아니라, 발색과 지속력으로 다시 손이 가게 만드는 상품을 목표로 설계했다는 뜻이다. 화장품과 함께 전용 거울까지 동시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의 디테일로 볼 수 있다.

왜 지금인가

산리오하우스는 애초에 팝업 단계에서부터 줄서기 명소로 자리 잡은 브랜드였다. 문제는 그 인기가 방문 한 번, 구매 한 번으로 끝나는 이벤트성 소비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캐릭터 IP 비즈니스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고민이 바로 여기에 있다. 화제성은 확보했지만 그 화제성을 꾸준한 매출로 전환할 접점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화장품은 이 고민에 대한 답으로 상당히 합리적인 카테고리다. 소진되면 다시 사야 하는 소모품인 데다, 1980엔이라는 진입장벽이 낮은 상품까지 함께 배치해 신규 고객이 부담 없이 처음 한 개를 집어 들게 만든다. 브랜드가 이 라인을 신규 고객 획득용 진입상품으로 명확히 규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사카 매장의 800명 행렬로 이미 증명된 화제성과 대기 수요를, 매장을 나선 뒤에도 이어지는 구매 습관으로 연결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여기에 마시 그룹이 여러 뷰티 브랜드를 동시에 운영하며 쌓은 생산·유통 인프라가 있었기에, 캐릭터 IP만으로는 어려웠을 품질 수준의 화장품을 빠르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팝업이라는 한시적 흥분을 상시적 소비 루틴으로 옮기는 실험이 지금 이 시점에 시작된 이유이기도 하다.

다음에 볼 것

브랜드는 이번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신호를 이미 여러 곳에서 흘렸다. 바렌타인 같은 시즌 이벤트에 맞춘 기획, 그리고 별자리를 테마로 한 컬러 전개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캐릭터 수는 다섯 종으로 고정하되 색상과 구성으로 변주를 주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캐릭터 라이선스를 무한정 늘리는 대신, 정해진 IP 안에서 시즌마다 새로운 구매 명분을 만들어내는 운영 방식이다. 독자 입장에서 지켜볼 지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이 라인업이 매장 앞 행렬을 실제 재구매로 이어지게 하는지, 즉 화제성이 매출로 전환되는 실제 사례가 되는지다. 다른 하나는 시즌 한정판이 얼마나 자주, 어떤 방식으로 풀리는지다. 캐릭터 화장품 시장에서 발색과 지속력까지 갖춘 상품이 흔치 않았던 만큼, 이번 시도가 반응을 얻는다면 다른 캐릭터 IP들도 비슷한 전략을 뒤따라갈 가능성이 크다. 다음 시즌 컬렉션이 언제, 어떤 테마로 공개되는지가 이 흐름의 지속 여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고, 그 결과에 따라 캐릭터 굿즈와 뷰티 제품의 경계 자체가 다시 그려질 수도 있다. 특히 첫 라인업이 다섯 캐릭터·다섯 카테고리로 비교적 크게 시작한 만큼, 초기 판매 반응이 향후 색상 확장이나 신규 품목 추가 속도를 좌우할 가능성도 크다. 팝업 행렬을 지켜봤던 사람이라면, 이제는 매장 앞이 아니라 화장대 위에서 이 브랜드의 다음 행보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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