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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ZZ WE TRIED IT · 6 MIN READ

완벽한 가정주부의 몸, 트랜스 바디호러가 되다

거짓 유산에서 진짜 임신까지, 트랜스 호러 소설

JD 젤리비 편집국 · 2026.10.07 SHARE · COPY LINK

거짓 유산에서 진짜 임신까지, 트랜스 호러 소설

10월 6일 미국에서 출간된 소설 『Carrying』은 겉보기엔 평범한 가정 드라마처럼 시작하지만, 몇 장을 넘기면 완전히 다른 장르로 변한다.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완벽한 아내' 마사는 남편 레온에게 자신이 트랜스 여성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살아가며, 가짜 유산을 반복해 임신 사실을 둘러싼 거짓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녀는 실제로 임신한다. 작가 사만다 조셉스는 이 설정을 영화 '서브스턴스'의 감각적인 신체 공포와 '로즈메리의 베이비'의 임신 서스펜스를 뒤섞은 '5분 뒤의 미래' SF로 풀어내며, 코미디와 공포를 동시에 장르로 끌어온다. 트랜스 서사가 여전히 출판 시장에서 '작은' 장르로 취급되는 가운데, 이 소설이 지금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소재의 희귀함이 아니라 접근 방식의 낯섦에 있다. 더구나 이 책을 낸 곳은 독립출판사가 아니라 펭귄랜덤하우스 산하의 대형 임프린트 G. P. 퍼트넘스 선즈다. 소수 장르로 취급되던 트랜스 서사가 주류 출판사의 가을 라인업에 정식으로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책은 출간 전부터 업계의 주목을 받을 이유를 갖췄다. 표지만 보고 집어든 독자라면 몇 쪽을 넘기는 순간 가정극이 아니라 몸을 둘러싼 공포물을 읽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무엇이 달라졌나

달라진 지점은 '트랜스 서사'라는 틀 안에서 공포와 코미디를 동시에 쓴다는 점이다. 마사는 유산을 '혼자 치르는 공연'이라고 부르며, 체외수정을 둘러싼 거짓을 유지하려면 '배역 전체'가 필요하다고 표현한다. 이 설정은 단순한 블랙코미디가 아니라, 트랜스 여성의 몸을 둘러싼 사회적 감시와 생식에 대한 압박을 동시에 풀어내는 장치로 쓰인다. 실제 임신이 시작된 뒤부터 이야기는 '5분 뒤의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적 공포로 전환되며, 임신이라는 신체적 공포와 트랜스로서 겪는 현실적 공포를 같은 층위에 놓는다. 작가는 '완벽한 아내이자 의붓어머니'라는 가정주부 캐릭터를 트랜스 여성에게는 도달 불가능해 보이는 상징적 목표이자, 동시에 남편이 상사처럼 기능하는 노동의 자리로 그린다. 문장 역시 기존 장르 문법을 따르지 않는다. '그녀의 심장이 수술로 만든 질로 떨어진다'거나 '죽기엔 너무 센 여자야' 같은 문장은 오션 브엉이 말한, 인류가 한 번도 마주한 적 없는 문장을 쓰겠다는 작가의 접근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런 장치들은 단순히 문체가 독특하다는 설명을 넘어, 트랜스 여성이 일상에서 감당해야 하는 이중의 연기 — 정체성을 숨기는 연기와 모성을 증명하는 연기 — 를 한 서사 안에 겹쳐놓는 방식으로 읽힌다.

왜 지금인가

이 작품이 눈에 띄는 시점은 트랜스 서사가 사실주의 드라마 바깥, 즉 호러·스펙큘러티브 픽션 쪽으로 번져가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트랜스 인물을 다룬 소설은 주로 정체성 확인이나 커밍아웃을 축으로 한 현실적 드라마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지만, 『Carrying』은 장르 공포의 틀을 빌려 같은 주제를 다룬다. 저자가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스크린라이팅을 전공하고 앱·비디오게임·팟캐스트 집필, 심지어 에로티카 집필까지 거친 이력을 가졌다는 점도 이 흐름을 설명한다. 하나의 매체·장르에 머물지 않고 여러 포맷을 오가며 글을 써온 창작자가 결국 전통적인 문학 출판사에서 장르 소설을 내는 경로는, 플랫폼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만들어온 세대가 주류 출판 시장으로 들어오는 방식을 보여준다. 대형 임프린트인 G. P. 퍼트넘스 선즈가 이 소설을 받아들였다는 사실 자체가, 트랜스 장르 픽션이 더 이상 소규모 독립 출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신호로 읽힌다. 동시에 영화화가 출간과 거의 동시에 발표된 점도 이례적이다. 책이 시장의 반응을 충분히 얻기 전에 영상화가 결정됐다는 것은, 원작의 전제 자체 — 트랜스의 몸과 임신, 가정주부라는 설정 — 가 이미 영상 콘텐츠 시장에서도 수요가 있다고 판단됐다는 뜻이다.

다음에 볼 것

다음으로 확인할 지점은 영상화의 진행 속도다. 배우 겸 감독인 토미 도프먼의 제작사 굿걸 프로덕션이 이 소설의 영화화를 맡아 제작과 연출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는 사실이 이미 공개됐다. 원작 소설이 10월 6일 서점에 깔리자마자 영상화 소식이 함께 돌았다는 점에서, 이 프로젝트가 단행본 흥행 여부와 무관하게 이미 궤도에 오른 기획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독자 입장에서는 책을 먼저 읽고 영화가 이를 어떻게 각색하는지 비교해볼 수 있는 드문 기회가 생긴 셈이다. 특히 책이 가진 '코미디와 공포의 동시 운용'이라는 톤은 영상으로 옮기기 까다로운 지점인데, 이를 영화가 어떤 식으로 풀어낼지가 이번 각색의 성패를 가를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더 넓게 보면 이 소설은 트랜스 서사가 호러·코미디 같은 장르 문법을 적극적으로 차용하는 흐름의 초기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비슷한 설정 —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역할과 신체적 현실 사이의 긴장을 장르 공포로 번역하는 시도 — 가 다른 작가들에게서도 이어지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트랜스 픽션이 '작은 장르'라는 틀을 벗어나는 다음 사례가 어디서 나올지가, 이번 책이 남긴 가장 실질적인 질문이다.

#Carrying#Rosemary’s Baby#You’d#Samantha Josephs#You’re#Ocean Vu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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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가정주부의 몸, 트랜스 바디호러가 되다

거짓 유산에서 진짜 임신까지, 트랜스 호러 소설

젤리비 편집국·2026.10.07·6 MIN

거짓 유산에서 진짜 임신까지, 트랜스 호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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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달라졌나 왜 지금인가 다음에 볼 것

10월 6일 미국에서 출간된 소설 『Carrying』은 겉보기엔 평범한 가정 드라마처럼 시작하지만, 몇 장을 넘기면 완전히 다른 장르로 변한다.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완벽한 아내' 마사는 남편 레온에게 자신이 트랜스 여성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살아가며, 가짜 유산을 반복해 임신 사실을 둘러싼 거짓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녀는 실제로 임신한다. 작가 사만다 조셉스는 이 설정을 영화 '서브스턴스'의 감각적인 신체 공포와 '로즈메리의 베이비'의 임신 서스펜스를 뒤섞은 '5분 뒤의 미래' SF로 풀어내며, 코미디와 공포를 동시에 장르로 끌어온다. 트랜스 서사가 여전히 출판 시장에서 '작은' 장르로 취급되는 가운데, 이 소설이 지금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소재의 희귀함이 아니라 접근 방식의 낯섦에 있다. 더구나 이 책을 낸 곳은 독립출판사가 아니라 펭귄랜덤하우스 산하의 대형 임프린트 G. P. 퍼트넘스 선즈다. 소수 장르로 취급되던 트랜스 서사가 주류 출판사의 가을 라인업에 정식으로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책은 출간 전부터 업계의 주목을 받을 이유를 갖췄다. 표지만 보고 집어든 독자라면 몇 쪽을 넘기는 순간 가정극이 아니라 몸을 둘러싼 공포물을 읽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무엇이 달라졌나

달라진 지점은 '트랜스 서사'라는 틀 안에서 공포와 코미디를 동시에 쓴다는 점이다. 마사는 유산을 '혼자 치르는 공연'이라고 부르며, 체외수정을 둘러싼 거짓을 유지하려면 '배역 전체'가 필요하다고 표현한다. 이 설정은 단순한 블랙코미디가 아니라, 트랜스 여성의 몸을 둘러싼 사회적 감시와 생식에 대한 압박을 동시에 풀어내는 장치로 쓰인다. 실제 임신이 시작된 뒤부터 이야기는 '5분 뒤의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적 공포로 전환되며, 임신이라는 신체적 공포와 트랜스로서 겪는 현실적 공포를 같은 층위에 놓는다. 작가는 '완벽한 아내이자 의붓어머니'라는 가정주부 캐릭터를 트랜스 여성에게는 도달 불가능해 보이는 상징적 목표이자, 동시에 남편이 상사처럼 기능하는 노동의 자리로 그린다. 문장 역시 기존 장르 문법을 따르지 않는다. '그녀의 심장이 수술로 만든 질로 떨어진다'거나 '죽기엔 너무 센 여자야' 같은 문장은 오션 브엉이 말한, 인류가 한 번도 마주한 적 없는 문장을 쓰겠다는 작가의 접근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런 장치들은 단순히 문체가 독특하다는 설명을 넘어, 트랜스 여성이 일상에서 감당해야 하는 이중의 연기 — 정체성을 숨기는 연기와 모성을 증명하는 연기 — 를 한 서사 안에 겹쳐놓는 방식으로 읽힌다.

왜 지금인가

이 작품이 눈에 띄는 시점은 트랜스 서사가 사실주의 드라마 바깥, 즉 호러·스펙큘러티브 픽션 쪽으로 번져가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트랜스 인물을 다룬 소설은 주로 정체성 확인이나 커밍아웃을 축으로 한 현실적 드라마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지만, 『Carrying』은 장르 공포의 틀을 빌려 같은 주제를 다룬다. 저자가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스크린라이팅을 전공하고 앱·비디오게임·팟캐스트 집필, 심지어 에로티카 집필까지 거친 이력을 가졌다는 점도 이 흐름을 설명한다. 하나의 매체·장르에 머물지 않고 여러 포맷을 오가며 글을 써온 창작자가 결국 전통적인 문학 출판사에서 장르 소설을 내는 경로는, 플랫폼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만들어온 세대가 주류 출판 시장으로 들어오는 방식을 보여준다. 대형 임프린트인 G. P. 퍼트넘스 선즈가 이 소설을 받아들였다는 사실 자체가, 트랜스 장르 픽션이 더 이상 소규모 독립 출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신호로 읽힌다. 동시에 영화화가 출간과 거의 동시에 발표된 점도 이례적이다. 책이 시장의 반응을 충분히 얻기 전에 영상화가 결정됐다는 것은, 원작의 전제 자체 — 트랜스의 몸과 임신, 가정주부라는 설정 — 가 이미 영상 콘텐츠 시장에서도 수요가 있다고 판단됐다는 뜻이다.

다음에 볼 것

다음으로 확인할 지점은 영상화의 진행 속도다. 배우 겸 감독인 토미 도프먼의 제작사 굿걸 프로덕션이 이 소설의 영화화를 맡아 제작과 연출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는 사실이 이미 공개됐다. 원작 소설이 10월 6일 서점에 깔리자마자 영상화 소식이 함께 돌았다는 점에서, 이 프로젝트가 단행본 흥행 여부와 무관하게 이미 궤도에 오른 기획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독자 입장에서는 책을 먼저 읽고 영화가 이를 어떻게 각색하는지 비교해볼 수 있는 드문 기회가 생긴 셈이다. 특히 책이 가진 '코미디와 공포의 동시 운용'이라는 톤은 영상으로 옮기기 까다로운 지점인데, 이를 영화가 어떤 식으로 풀어낼지가 이번 각색의 성패를 가를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더 넓게 보면 이 소설은 트랜스 서사가 호러·코미디 같은 장르 문법을 적극적으로 차용하는 흐름의 초기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비슷한 설정 —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역할과 신체적 현실 사이의 긴장을 장르 공포로 번역하는 시도 — 가 다른 작가들에게서도 이어지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트랜스 픽션이 '작은 장르'라는 틀을 벗어나는 다음 사례가 어디서 나올지가, 이번 책이 남긴 가장 실질적인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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