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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ZZ WE TRIED IT · 5 MIN READ

레이브럼, 3부작 마지막 장을 손끝의 공예로 닫다

손으로 짓는 서사, SS27에서 완결되다

JD 젤리비 편집국 · 2026.09.22 SHARE · COPY LINK

손으로 짓는 서사, SS27에서 완결되다

레이브럼(Labrum)이 2026년 런던 패션위크 무대에서 2027년 봄여름(SS27) 컬렉션 "핸즈 오브 오스모시스(Hands of Osmosis)"를 선보이며 지난 몇 시즌간 이어온 스토리텔링 3부작을 마무리했다. 사운드를 주제로 삼았던 이전 시즌, 텍스타일을 다뤘던 그다음 시즌에 이어 이번에는 손으로 짓는 공예와 국경을 넘나드는 세대 간 제작 방식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협업 브랜드 목록도 화려하다. 아디다스(adidas), 바워스 앤 윌킨스(Bowers & Wilkins), 닥터마틴(Dr. Martens)까지 스포츠웨어와 오디오, 슈즈 브랜드가 한 런웨이 안에 뒤섞였다. 단발성 게스트 디자이너 컬래버레이션이 아니라 시즌을 거듭하며 하나의 서사를 완결짓는 방식 자체가 패션위크에서 흔치 않은 포맷이라는 점에서, 이번 발표가 유독 눈에 띈다. 막 생겨난 포맷이 브랜드 하나의 습관을 넘어 하나의 어휘로 굳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소재와 기법의 원산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이다. 래피아 소재 트라우저스는 인도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됐지만, 그 디자인은 시에라리온 멘데족의 가면 의식 복식에서 가져왔다. 겹겹이 두른 래피아에 비즈 장식을 더해 움직임에 따라 옷감이 흔들리는 방식까지 재현했다. 시에라리온 시장 상인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마미 베이키(Mamie Bakie)" 시리즈는 손자수로 완성됐고, 서아프리카 아디레(Adire) 인디고 염색 기법에서 따온 올로쿤(Olokun) 플라워 그래픽은 아디다스와 함께 만든 스포츠웨어 전반에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액세서리에서는 영국 밀리너 루시 발로우가 서아프리카 위빙 기법과 영국 전통 모자 제작 방식을 결합했고, 아이웨어는 1970년대 서아프리카 스타일 아이콘들에게서 영감을 얻은 아세테이트·메탈 프레임에 노몰리(Nomoli) 디테일을 더했다. 가죽 백은 서아프리카 목공예와 도자기 형태를 그대로 조형에 옮겼다. 신발 라인에는 아디다스 아디제로 이보 SL(FW26), 스탠스미스 런던 시티 시리즈, 그리고 올로쿤 모티프를 적용한 커스텀 닥터마틴까지 포함돼 협업의 폭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소재 하나, 그래픽 하나마다 원산지와 제작 주체가 따로 붙어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시즌은 단순한 무드보드형 컬렉션과 분명히 결을 달리한다.

왜 지금인가

레이브럼이 이번 시즌에 물리적 공예와 세대 간 제작을 전면에 내세운 배경은 단순한 컬렉션 테마 선택 이상으로 읽힌다. 최근 몇 시즌간 패션위크 무대에서는 디지털 프린트나 대량생산 협업보다 손으로 만든 디테일, 지역 장인과의 직접적인 협업을 강조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레이브럼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인도의 래피아 장인, 시에라리온의 시장 상인 공동체, 영국의 전통 밀리너리까지 지역과 세대를 넘나드는 협업 구조를 하나의 컬렉션 안에 동시에 담아냈다. 이는 단일 소재나 단일 지역에 국한된 협업보다 설계와 조율에 훨씬 많은 시간과 관계가 필요한 방식이다. 동시에 아디다스, 바워스 앤 윌킨스, 닥터마틴처럼 서로 다른 카테고리의 브랜드를 한 컬렉션에 끌어들인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패션 레이블이 스포츠웨어와 오디오, 슈즈 브랜드를 동시에 아우르는 협업을 성사시키는 사례는 흔치 않으며, 이는 레이브럼이 단순한 의류 브랜드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문화적 레퍼런스로 자리매김하려 한다는 신호로도 읽을 수 있다. 3부작의 마지막 장을 물리적 공예로 맺은 선택 역시, 사운드와 텍스타일이라는 앞선 두 개의 추상적 주제에서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결과물로 서사를 착지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음에 볼 것

당장 확인할 수 있는 일정은 명확하다. 아디다스와 함께 만든 컬렉션 중 일부 품목이 10월 1일 출시된다. 아디제로 이보 SL이나 스탠스미스 런던 시티 시리즈 같은 신발이 이 시점에 실제로 구매 가능한 형태로 풀릴 가능성이 높다. 반면 래피아 트라우저스나 마미 베이키 시리즈처럼 손이 많이 들어간 메인라인 컬렉션의 정확한 출시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런 수공예 중심 라인은 통상 생산 리드타임이 길기 때문에, 실제 구매 가능 시점까지는 시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함께 눈여겨볼 지점은 바워스 앤 윌킨스와 협업한 Px8 S2 헤드폰이다. 레이브럼 모노그램 패브릭으로 감싸고 커스텀 각인을 더한 이 제품은 삼파(Sampha)의 라이브 스코어와 함께 공개됐는데, 오디오 브랜드가 패션 레이블의 서사형 컬렉션에 이렇게 깊이 결합된 사례는 흔치 않다. 이 조합이 한정판으로 끝날지, 향후 시즌에도 이어질 협업 포맷으로 자리 잡을지는 다음 시즌 발표를 통해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Hands#Osmosis#Summer#Labrum#Following#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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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브럼, 3부작 마지막 장을 손끝의 공예로 닫다

손으로 짓는 서사, SS27에서 완결되다

젤리비 편집국·2026.09.22·5 MIN

손으로 짓는 서사, SS27에서 완결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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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달라졌나 왜 지금인가 다음에 볼 것

레이브럼(Labrum)이 2026년 런던 패션위크 무대에서 2027년 봄여름(SS27) 컬렉션 "핸즈 오브 오스모시스(Hands of Osmosis)"를 선보이며 지난 몇 시즌간 이어온 스토리텔링 3부작을 마무리했다. 사운드를 주제로 삼았던 이전 시즌, 텍스타일을 다뤘던 그다음 시즌에 이어 이번에는 손으로 짓는 공예와 국경을 넘나드는 세대 간 제작 방식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협업 브랜드 목록도 화려하다. 아디다스(adidas), 바워스 앤 윌킨스(Bowers & Wilkins), 닥터마틴(Dr. Martens)까지 스포츠웨어와 오디오, 슈즈 브랜드가 한 런웨이 안에 뒤섞였다. 단발성 게스트 디자이너 컬래버레이션이 아니라 시즌을 거듭하며 하나의 서사를 완결짓는 방식 자체가 패션위크에서 흔치 않은 포맷이라는 점에서, 이번 발표가 유독 눈에 띈다. 막 생겨난 포맷이 브랜드 하나의 습관을 넘어 하나의 어휘로 굳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소재와 기법의 원산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이다. 래피아 소재 트라우저스는 인도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됐지만, 그 디자인은 시에라리온 멘데족의 가면 의식 복식에서 가져왔다. 겹겹이 두른 래피아에 비즈 장식을 더해 움직임에 따라 옷감이 흔들리는 방식까지 재현했다. 시에라리온 시장 상인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마미 베이키(Mamie Bakie)" 시리즈는 손자수로 완성됐고, 서아프리카 아디레(Adire) 인디고 염색 기법에서 따온 올로쿤(Olokun) 플라워 그래픽은 아디다스와 함께 만든 스포츠웨어 전반에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액세서리에서는 영국 밀리너 루시 발로우가 서아프리카 위빙 기법과 영국 전통 모자 제작 방식을 결합했고, 아이웨어는 1970년대 서아프리카 스타일 아이콘들에게서 영감을 얻은 아세테이트·메탈 프레임에 노몰리(Nomoli) 디테일을 더했다. 가죽 백은 서아프리카 목공예와 도자기 형태를 그대로 조형에 옮겼다. 신발 라인에는 아디다스 아디제로 이보 SL(FW26), 스탠스미스 런던 시티 시리즈, 그리고 올로쿤 모티프를 적용한 커스텀 닥터마틴까지 포함돼 협업의 폭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소재 하나, 그래픽 하나마다 원산지와 제작 주체가 따로 붙어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시즌은 단순한 무드보드형 컬렉션과 분명히 결을 달리한다.

왜 지금인가

레이브럼이 이번 시즌에 물리적 공예와 세대 간 제작을 전면에 내세운 배경은 단순한 컬렉션 테마 선택 이상으로 읽힌다. 최근 몇 시즌간 패션위크 무대에서는 디지털 프린트나 대량생산 협업보다 손으로 만든 디테일, 지역 장인과의 직접적인 협업을 강조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레이브럼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인도의 래피아 장인, 시에라리온의 시장 상인 공동체, 영국의 전통 밀리너리까지 지역과 세대를 넘나드는 협업 구조를 하나의 컬렉션 안에 동시에 담아냈다. 이는 단일 소재나 단일 지역에 국한된 협업보다 설계와 조율에 훨씬 많은 시간과 관계가 필요한 방식이다. 동시에 아디다스, 바워스 앤 윌킨스, 닥터마틴처럼 서로 다른 카테고리의 브랜드를 한 컬렉션에 끌어들인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패션 레이블이 스포츠웨어와 오디오, 슈즈 브랜드를 동시에 아우르는 협업을 성사시키는 사례는 흔치 않으며, 이는 레이브럼이 단순한 의류 브랜드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문화적 레퍼런스로 자리매김하려 한다는 신호로도 읽을 수 있다. 3부작의 마지막 장을 물리적 공예로 맺은 선택 역시, 사운드와 텍스타일이라는 앞선 두 개의 추상적 주제에서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결과물로 서사를 착지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음에 볼 것

당장 확인할 수 있는 일정은 명확하다. 아디다스와 함께 만든 컬렉션 중 일부 품목이 10월 1일 출시된다. 아디제로 이보 SL이나 스탠스미스 런던 시티 시리즈 같은 신발이 이 시점에 실제로 구매 가능한 형태로 풀릴 가능성이 높다. 반면 래피아 트라우저스나 마미 베이키 시리즈처럼 손이 많이 들어간 메인라인 컬렉션의 정확한 출시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런 수공예 중심 라인은 통상 생산 리드타임이 길기 때문에, 실제 구매 가능 시점까지는 시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함께 눈여겨볼 지점은 바워스 앤 윌킨스와 협업한 Px8 S2 헤드폰이다. 레이브럼 모노그램 패브릭으로 감싸고 커스텀 각인을 더한 이 제품은 삼파(Sampha)의 라이브 스코어와 함께 공개됐는데, 오디오 브랜드가 패션 레이블의 서사형 컬렉션에 이렇게 깊이 결합된 사례는 흔치 않다. 이 조합이 한정판으로 끝날지, 향후 시즌에도 이어질 협업 포맷으로 자리 잡을지는 다음 시즌 발표를 통해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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