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골라주던 AI, 이제 이유까지 말한다
ZOZO WEAR, 28타입 진단에 AI 설명 얹었다
ZOZO WEAR, 28타입 진단에 AI 설명 얹었다
일본 최대 패션 커머스 조조(ZOZO)가 코디네이션 앱 'WEAR'에 스타일을 골라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왜 어울리는지'까지 말로 풀어주는 AI 스타일리스트 기능 '어울리는 룸(似合うルーム)'을 새로 얹었다. 마음에 드는 코디 사진을 5장 이상 고르면 AI가 장르·주고 싶은 인상·가미(맛깔스러움)라는 3개 축으로 취향을 분석해, 여성 16타입·남성 12타입을 합쳐 총 28개 유형 중 하나로 진단해준다. 그동안 온라인 쇼핑의 AI 추천은 대체로 '이 옷을 사보라'는 결과값만 던지고 끝났는데, 이번엔 그 결과에 도달한 이유까지 사람 스타일리스트처럼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매장에서 1인당 2시간 넘게 걸리던 유료 개인 스타일링의 노하우를, 앱을 켜는 몇 초 사이로 압축해 넣겠다는 시도이기에 지금 눈여겨볼 만하다.
무엇이 달라졌나
기존에 2024년 5월 도입됐던 '패션장르진단'은 이름 그대로 장르 하나만 분류하는 단일 축 진단이었다. 이번 '어울리는 룸'은 여기에 '주고 싶은 인상'과 '가미'라는 두 개 축을 더 얹어 3축·28유형 체계로 확장했다. 진단이 끝나면 WEAR에 실제로 올라온 1500만 건 이상의 코디 게시물 중에서 'AI가 오늘의 베스트 코디'를 골라 제안하는데, 이 과정에서 체형 고민이나 그날 날씨, 이용자가 이미 갖고 있는 옷까지 반영한다. 여기에 생성형 AI 기능인 '시착 코디'를 붙여, 얼굴 사진과 체형 라인을 등록하면 실제로 그 옷을 입은 모습을 미리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추천 이유는 AI 캐릭터 '라보군(ラボくん)'이 마치 담당 스타일리스트처럼 풀어서 알려주고, 마음에 든 아이템은 그 자리에서 ZOZOTOWN으로 이동해 바로 구매할 수 있다. 구매 이후의 착장 활용법(코디 돌려입기 제안)도 다시 WEAR에서 확인하도록 동선을 이어 붙였다는 점이 이전 버전과 가장 크게 갈리는 지점이다. 즉 이번 업데이트는 단순 기능 추가가 아니라, '진단→추천→설명→구매→재활용 제안'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완성했다는 데 무게가 있다.
왜 지금인가
이 기능의 뿌리는 2022년 12월 도쿄 오모테산도에 문을 연 오프라인 개인 스타일링 서비스 '니아우 라보(似合うラボ)'다. 이곳에서는 고객 1인에게 2시간 넘게 시간을 들여 밀착 스타일링을 제공해왔고, 조조는 약 2년 반 동안 쌓은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울림'을 장르·체형 고민·주고 싶은 인상·가미라는 4개 요소로 체계화했다. 이 오프라인 서비스를 경험한 고객은 ZOZOTOWN 방문 빈도가 약 1.5배, 구매 금액이 약 2배로 뛰었다고 한다. 값비싼 대면 컨설팅에서 나온 데이터가 실제 매출로 이어진다는 게 증명된 셈이고, 조조는 이 노하우를 몇 년에 걸쳐 WEAR와 LINE에 단계적으로 이식해왔다. 실제로 2024년 장르진단만 넣은 개편 이후에도 ZOZOTOWN 송객률이 1.2배, 코디 돌려입기 제안을 통한 다음 달 재방문율이 1.1배로 각각 올랐다는 수치가 이미 나와 있다. 이번에 4개 요소를 한 동선에 전부 모은 것은, 오프라인 고가 서비스에서 검증된 개인화 노하우를 온라인 무료 기능으로 확장하는 흐름이 이제 실험 단계를 지나 본격적으로 완성 단계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생성형 AI로 가상 시착을 붙인 것도, 온라인에서 옷을 사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인 '실제로 입으면 어떨지 모르겠다'는 불안을 줄이려는 업계 공통 과제와 맞닿아 있다.
다음에 볼 것
조조의 사와다 고타로 사장 겸 CEO는 이 노하우를 WEAR에만 두지 않고, 쇼핑 본체인 ZOZOTOWN에도 직접 탑재하거나 사람이 상주하지 않는 무인형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방향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왔으며, 이를 앞으로 1~2년에 걸쳐 구현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나온 수치들, 즉 ZOZOTOWN 송객률 1.2배·재방문율 1.1배·방문 빈도 1.5배·구매액 2배 같은 지표가 이번 3축·28유형 통합 버전에서 얼마나 더 올라가는지가 이 기능의 성패를 가늠할 첫 잣대가 될 것이다. 더불어 생성형 AI 시착 이미지의 완성도가 실제 구매 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라보군'의 설명이 사람 스타일리스트의 설명력에 얼마나 가까워지는지도 지켜볼 지점이다. 오프라인에서 값을 치러야 받던 밀착 컨설팅을 데이터로 추출해 무료 앱 기능으로 대중화하는 이 방식은, 다른 커머스 플랫폼들이 개인화 추천을 고도화할 때 참고할 만한 선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A small team that reads too much internet so you don't have to.



